헤드라인▽
의원 자녀 등하굣길 운전까지…지방의회 ‘갑질 실태’ 드러났다
책지원관 52.1% “의회 내 갑질 겪었다”
문제 제기 비율 9.7%…“고용불안에 침묵 강요당해”
행안부 가이드라인 있으나 실효성 낮아…“제도 개선 시급”
작성 : 2025년 10월 13일(월) 11:38 가+가-
[신동아방송 경인 = 정윤성 기자]
전국 지방의회 정책지원관 절반 이상이 의회 내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자녀의 등하굣길 운전부터 사적 업무 대리까지 담당하는 등 본래 역할과 무관한 업무에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전국 지방의회 정책지원관(이하 지원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1%가 직장 내 갑질을 직접 겪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갑질 주체는 의원(76.4%)과 일반직 공무원(60.8%)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제 사례로는 의원의 출퇴근 운전, 자녀의 등하굣길 운전, 의원 학업 과제 대리 수행, 정당 홍보물 제작 등 정치적 중립성 위반 우려가 있는 업무, 자기소개서 작성 및 성희롱·성추행 피해 사례 등이 확인됐다. 일반직 공무원 역시 자신의 업무를 지원관에게 떠넘기거나 회식 참석을 강요해 의원 접대를 시키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지원관은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전문 인력으로, 의원 정수의 절반 범위 내에서 배치된다. 하지만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5.1%가 직장 내 갑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가이드라인이 존재함에도 60.8%는 ‘규정에 따라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제도적 보호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환경의 가장 큰 불만 요인은 ‘계약기간’으로, 응답자의 51%가 이를 꼽았다. 매년 혹은 2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부당한 요구에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조직문화(44.1%), 상급 공무원(29.9%), 담당 의원(28.1%) 등도 근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설문 결과, 갑질을 당했음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42.4%, 문제를 제기했다는 응답은 9.7%에 불과했다. 동료의 갑질 피해를 목격했다는 응답도 50.7%에 달했다. 한 응답자는 “계약 연장에 불이익이 생길까 두려워 부당한 지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지방의회 내에서 정책지원관은 사실상 고립돼 있다”고 토로했다.
용혜인 의원은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 내 정책지원관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독립적인 갑질 신고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원관이 본래의 직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대영기자 기사 더보기

dypark@sda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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