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내 수유실 설치율이 여전히 30% 수준에 머물고, 주요 거점역 대부분이 설치 사각지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용인시을)이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교통공사 관할 276개 역사 중 수유실이 마련된 곳은 86곳에 불과해 설치율은 31.2%로 집계됐다.
특히 1호선 서울역(일평균 13만 5천여 명), 종각역(7만 2천여 명), 종로3가역(4만 9천여 명), 4호선 혜화역·명동역(각 7만 2천여 명), 수유역(6만 6천여 명) 등 이용객 상위 6개 역 모두 수유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5호선 여의도역(5만 4천여 명), 8호선 천호역(3만 5천여 명) 역시 동일한 상황이다.
민자철도 노선 간 설치율 편차도 컸다. 신림선은 전체 11개 역 중 10곳에 수유실이 있어 설치율이 91%였으나,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환승 거점 신림역에는 수유실이 없어 2호선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9호선 1단계(2009년 개통)와 우이신설선(2017년 개통)은 수유실이 전 구간 미설치 상태였다.
설치율뿐 아니라 시설 품질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109개 수유실 가운데 16곳은 칸막이가 전혀 없었고, 1인용 소파가 없는 곳은 64곳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삼성역은 칸막이와 소파 모두 갖추지 않아 이용객 불편이 심각한 상황이다.
손 의원은 “서울 지하철은 하루 7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필수 교통망임에도 수유시설은 시민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수만 명이 이용하는 거점역조차 수유실이 없는 현실은 시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 아이와 부모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대영기자 기사 더보기dypark@sdatv.co.kr
